【미디어24=김도영 기자】 전남 영암군이 삼호읍에 조성할 예정인 공영주차타워와 관련해 사실상 대형조선소 주차장을 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영암군은 삼호읍 H중공업 북문주차장 5944㎡에 사업비 150억원을 투입해 공영주차타워를 건립할 예정으로 최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실시설계용역비 3억 5천만원을 확보했다.
21일 영암군에 따르면 공영주차타워는 도로변 주차난 해소를 위해 4층 75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규모로 추진된다. 각 층에 150면씩 옥상까지 5단으로 750면의 주차면을 확보하기 위해 소요되는 순수사업비는 부지 구입비를 제외하고 150억원에 달한다. 주차면수 1개 면당 2천만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공영주차타워가 들어서는 예정부지는 현재 차량 194대를 주차할 수 있는 H중공업의 주차장이다. 군은 H중공업으로부터 이 부지를 기부채납 받아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공영주차타워가 주민편의를 위한 시설보다 회사주차장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 출입구와 가깝고 언덕에 위치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이용하기에는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일대 주차난을 야기하는 차량의 대부분이 H중공업 노동자 등 조선소 관련 차량으로 이들 차량이 주로 주차장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민 A씨는 "주차난의 원인 제공자는 기업인데 기업이 사원 복지차원에서 지어야 할 회사주차장을 군 예산을 들여 짓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주차 공간 조성 의견이 제기돼 삼호읍사무소 서부출장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며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하면서 주차타워 건립 논의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H중공업이 기부채납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해당 부지를 선정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실시설계 용역 결과가 나오고 투자 심사 등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언제 착공할지는 미정"이라며 "예산 확보를 위해 내년 3월 주차환경개선 공모사업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민 접근성이 낮아 회사주차장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군 관계자는 "향후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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